고독사를 고독한 죽음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


고독사를 고독한 죽음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

태초에 생겨난 생명체인 원핵생물에게 죽음이란 없었다. 자신을 반복·복제하는 생식방법 덕에 원핵생물은 어제 복제된 너와 오늘 복제된 내가 100% 일치한다.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셈이다. 원핵생물이 진핵생물로 진화하며 그리고 유성생식을 하는 고등생물로 한발 더 나아가며 죽음은 명징해졌다.

유성생식 등으로 자신의 후손과 자신이 똑같지 않다는, 자신은 독자적이고 독립적 존재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대신 죽음을 받아들였다. 죽음의 탄생이다.

사망한 친족의 염을 지킨 적이 있다. 친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잘라낸 삼베 조각으로 눈을 가리고 시신의 귀와 코, 입을 솜으로 틀어막는다.

심정지로 인해 동력을 잃은 혈액은 귀와 코, 입으로 흘러내리며 하얀 솜을 적셨다. 온몸을 돌다 내려앉은 혈액은 누워있는 시신의 아래쪽에 모여 시퍼런 멍자국을 만들었다.

시반(屍斑)이다. 온몸이 꽁꽁 묶여 차가운 흙 속으로 끌려가는 모습은 무서웠다.

오늘 흙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오로지 그의 몫이지만 나의 몫이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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