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 년간 국경 너머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평화활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해 온 박노해 시인, 사진작가 시를 옮겨봅니다. 어제에 이어 눈이 내리고 있는 날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시집을 펼쳐본다.
작게 살지 마라 내 힘으로 공들여서 쟁취히지 못한 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 받을 권리가 있다고 여기고 받는데 익숙해지면 늘 받기만 바라는 존재로 퇴화해 갈 것이다 쟁취하라, 오직 자신의 힘과 분투로 그리하면 두 가지를 얻게 될 것이다 쟁취한 그것과 언제든 새로운 것을 쟁취할 힘과 가능성의 존재인 자기 자신을 작게 살지 마라 작아도 작게 살지 마라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따라가다 보면 소소한 것들이 기쁨이 되고 고통이 되고 소소한 것들이 전부가 되고 상처가 된다 작게 살지 마라 지금 가진 건 작을지라도 인간으로 작게 살지 마라 하루에도 여러 번 생각이 바뀌고 감정이 흔들리기 쉬운 인간의 연약함 흰 눈이 소리없이 소복소복 쌓이며 마음의 켜켜를 녹여주려는지 어제는 온통 하얀세상이...
원문링크 : 시_ 작게 살지 마라, 못견딜 고통은 없어 박노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