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 따라가" 노인의 편지…형사는 그 밥값에 오열했다


"집사람 따라가" 노인의 편지…형사는 그 밥값에 오열했다

소방관이 출입문을 뜯자 바짝 마른 구더기가 현관 입구에 쌓여 있었다. 부산영도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권종호(56) 경감이 찾은 고독사 현장엔 생명체라곤 하나도 없었다.

거실 한쪽엔 반려견의 사체가 굳어 있었고, 안방엔 구더기와 파리의 사체가 방 전체를 뒤덮었다. 그 사이로 미라처럼 말라 버린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인은 지병. 그런데 시체의 훼손 상태가 심각했다.

주인이 사망하자 배가 고픈 반려견이 주인의 시체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출입문에는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철문이 긁힐 정도로 문을 할퀴고 또 할퀸 것이다. 고인과 반려견 모두에게 고독하고 쓸쓸한 죽음이 되었을 걸 생각하며 권 경감은 현장을 정리했다.

고독사 현장은 늘 참혹했다. 늦게 발견된 시신은 심하게 훼손돼 있고, 가족이 있어도 시신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흔치 않았다.

누군가 장례를 치러주지 않으면 무연고자로 처리돼 이름 없이 사라졌다. 권 경감은 20년째 고독사 현장을 찾아 다니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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